2020 서울시건축상
붉은 벽돌집 소방서_세곡119안전센터는 서울의 남쪽 끝자락의 세곡지구를 담당하는 119센터다. 그동안 수서119안전센터가 담당하던 세곡동과 자곡동, 율현동 일대의 소방안전서비스를 지근거리에서 제공하게 된다. 세곡119안전센터는 일반적인 소방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붉은 벽돌마감에 박공지붕으로 돌출된 3층의 모습은 주변의 주거단지의 단독주택들과 잘 어울린다. 하지만, 상징적인 벽돌건물을 제외한 모든 외벽은 소방호스 모양의 은빛 알루미늄 파이프로 단단하게 감싸져 있다. 벽돌면 앞면에 새겨진 숫자 “119” 역시 알루미늄파이프를 이용해 제작되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신속하게 국민의 안전을 지켜주는 소방관의 업무를 상징하는 알루미늄파이프와 주거단지의 벽돌집이 박공지붕과 어울려 친근한 동네 소방서의 이미지를 잘 드러낸다.
일반적으로 119안전센터는 과중한 업무에 항상 생명의 위협 속에 생활하는 소방관들을 위한 업무공간이며 동시에 대기공간이다. 소방관의 업무는 항상 비상상황에서 긴급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모든 공간이 출동동선의 효율에 맞추어져 있다. 육체적 정서적으로 소방관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 환경은 이러한 이유로 뒤로 밀리기 일쑤다. 다행히 세곡119안전센터는 이 두 가지 상충되는 목적을 건축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훌륭한 지리적 여건을 갖추고 있었다. 남쪽으로 대모산자락에 접해있기 때문이다. 주거단지와 대모산 자연녹지지역의 경계에 있어 신속하게 비상상황에 대응할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대기실에서는 대모산의 사계절을 누릴 수 있다.
우선 차고를 주거단지 옆에, 대기 및 휴식공간을 대모산을 바라보고 배치했다. 건물을 도로에 평행하도록 길게 배치해 긴급출동상황에서 전면 도로의 현황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2층 센터장실은 앞쪽으로 돌출시켜 상시 출동 상황을 감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2개 층이 오픈된 차고는 사다리차를 포함한 5대의 소방차 및 구급차를 주차할 수 있도록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다. 대기차량에서 나오는 유독 배기가스는 차고의 앞뒤로 설치된 셔터를 올려 외부로 배출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차고와 반대쪽 자연녹지지역으로 배치된 남여대기실은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최고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 특히 2층의 여직원대기실은 남쪽 숲에 가장 근접하게 배치되어 전면 통창을 통해 대모산의 사계절을 즐길 수 있다. 3층의 식당 역시 여직원 대기실과 같은 조건을 갖고 있으며, 체력단련실은 넓은 테라스를 끼고 산과 마주해 있다.
설 계: 임영환+김선현(디림건축사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