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서울시건축상 우수상
2013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우시장 도축창고의 재생_1973년에 설립돼, 서울의 3대 도축장으로 활황을 누리던 독산동 우시장은 90년대를 지나면서 다른 재래시장의 몰락과 함께 가파르게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현재까지도 축산물 해체작업을 위주로 우시장의 명맥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버려진 창고와 도축공장들이 즐비하다. 스타덤 엔터테인먼트 사옥은 이 곳 독산동의 도축창고를 개조해 스타를 키우는 산실로 변모시킨 리모델링 프로젝트이다.시흥대로에 면한 2층 건물의 리모델링은 남길 것과 버릴 것의 구분에서 시작됐다. 건축적인 가치를 떠나 도축장으로 사용하던 예전의 모습을 과도한 디자인으로 성형하는 것은 피했다. 결론적으로, 건물 내외 부는 이전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게 되었고, 덤으로 건축주에게 예산절감이라는 선물도 안겨 주었다. 거친 재료의 질감을 그대로 노출시키고 구조적으로 취약한 부분만을 선별적으로 보강했다. 1층으로 들어서면 넓고 긴 라운지가 제일 먼저 보인다. 출입구는 의도적으로 천정고를 낮추었고, 라운지 바닥에는 철판을 접어 만든 레이스 라인(lace line)이 그려져 있다. 입구는 스타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연습생을 위한 출발선인 것이다. 레이스의 끝에는 천장까지 열려진 중정을 통해 따뜻한 햇살이 비춘다. 원래 카리프트(Car Lift)와 물탱크실이었던 자리에는 계단실이 들어갔다. 콘크리트 부스러기가 떨어질 정도로 거칠고 오래된 벽이지만, 그래서 오히려 정겹다.
기존 외부마감은 여러 차례의 덧대기로 누더기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론 독산동 우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세월의 흔적이다. 오랫동안 풍파에 쓸려 여기저기 구멍이 나있고 부서진 곳도 많았지만 간단한 손질 후에 페인트도장으로만 마감을 했다. 전면에 반투명한 폴리카보네이트 패널을 덧대고, 그 안에 스타덤의 창립자인 조PD의 은퇴앨범 자켓 사진을 그래피티(Graffiti)한 것이 건물에 입힌 유일한 사치이다. 반투명의 외피 안의 벽화는 힙합음악으로 대표되는 스타덤의 브랜드이미지이며, 독산동의 새로운 변화를 상징한다. 20세기 초반까지 도축장과 가공공장으로 가득 찼던 맨해튼의 미트패킹지역은 1960년대부터 지역상권이 쇠퇴하면서 80년대까지 마약과 매춘이 성행하는 대표적인 도시 슬럼가였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문화와 패션의 거리로 탈바꿈했고, 현재는 부티크 상점들과 이름난 레스토랑이 많은 관광명소가 되었다. 맨해튼 미트패킹지역의 긍정적인 변화가 스타덤사옥을 시작으로 독산동에서도 시작되길 기대해 본다.
설 계: 임영환+김선현(디림건축사사무소)